사연과 신청곡 남깁니다.

사연신청 / 방송소감

사연과 신청곡 남깁니다.

sohosanna 3 1,420 2020.07.08 18:33
안녕하세요~! 학원에서 고등학생 수학을 가르치는 젊은이 입니다.
강사 생활도 어느덧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요.. 시간이 흐를 수록 아이들의 가치관도 바뀌고 또 강제적인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갈 수록 힘들고 때론 버겁기 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공부는 조금 못해도 예수님을 알아가는 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고 싶으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함부로 전도도 못할 뿐 아니라 교회 이야기 조차 쉽게 꺼내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를 통해 아이들이 예수님을 조금이나마 알아가고 여러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학창시절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어 건전한 사고와 성숙한 인성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매번 부딪치고 넘어져도 꿋꿋하게 지켜나가고 싶으나.. 현실은 참 냉담하기만 하네요..
내 안에 은혜가 차고 넘쳐 흘러갔으면 하는데.. 학원이다 보니 성적과 무관하지 않을 수 없기에.. 때론 화도 내고 다그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길을 빨리 벗어나고 싶고 또 내가 뭐하다 싶기도 하다가도.. 아이들 보면 또 마음이 짠해지고..ㅋ

어떻게 아이드을 좀 더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ㅎ

신청곡은 "큰길을 만드시는 분" WAY MAKERS" 입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도간사 2020.07.08 22:38
달꼼학교는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올려주신 내용은 전달토록하겠습니다
다세연 2020.07.14 00:32
[이지원 목사님 답변입니다.]
선생님~안녕하세요. 쉽지 않은 현장에서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애 많이 쓰시죠.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곳에서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예수님을 만나게 해주고픈 간절함이 담긴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제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자신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에 익숙해진 우리 아이들. 그렇지만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향해 ‘짠한 마음’을 갖고 바라봐주는 좋은 어른들 덕분에 사랑하는 다음세대가 자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예수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 시대는 그게 불가능하기에 품었던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함을 넘어 무력함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헨리 나우웬이 그런 말을 했더라구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다”
상황이 어떻든 우리를 통해 세상이 하나님을 보게 될 거라고요. 그런데 사실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 영 자신 없을 때가 많지요. 누군가에게 뭘 보여줄 만한 삶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가 많으니까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삶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을지 답답하지요.

목회현장에 있는 저도 늘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제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많아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목회를 한다고...’하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어요.

그럴 때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애쓰곤 해요. 나를 이곳에 보내신 분은 그런 내 모습을 다 알고 계신 하나님이시라는 것, 나랑 분명히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는 것, 그리고 지금 나와 함께 하시는 다는 것을요.

선생님이 계신 곳에서 직접적으로 예수님의 이야기를 할 순 없더라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을 텐데 그 중 하나를 나눠 볼께요.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함께 하는 것이에요!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신 후 그를 데리고 가서 첫 번째로 맡기신 일이 바로 하나님이 만드신 생물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었지요(창2:19). 심지어 아담이 부르는 대로 생물의 이름이 되게 하셨대요. 아담을 신뢰하고 완전히 위임하신거지요. 그 신뢰를 지금 우리에게도 주고 계시다고 믿어요.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실 때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름을 붙여주시면 어떨까요?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존재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지요. 아이들 안에 담긴 하나님의 형상이 드러나는 이름, 아이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이름,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이름...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아이들을 축복해주는 것과 같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아이들로 자라가게 될 것이구요.

저도 제 마음속에서 선생님께 이름을 붙여주며 이렇게 축복해 드리고 싶어요.
“선생님은 하나님의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봐주시는 정말 좋은 어른이세요”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이 ‘저 어른이 나를 대하는 것처럼 하나님이라는 신도 나를 대해주시려나?’하고 한번 생각하게 도와주시는 분이세요”
“아이들 때문에 고민하고 아파해주시는 선생님은 하나님을 참 많이 닮은 분이세요”

선생님처럼 다음 세대를 짠한 마음으로 품어주시는 좋은 어른들 덕분에 우리 사랑하는 다음세대 아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하나님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될 줄 믿어요.뭉클하고 감사한 마음에 글을 쓰다보니 긴 답변이 되었네요.
다음세대 아이들 곁에서 버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선생님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다세연의 이지원 드림.


p.s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현장(일터)에서 버티고 계신 분들에게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적었던 글이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혹 시간 나실 때 보시도록 아래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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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학교), 소명에 응답하는 자리

할 수 있는 일과 일터를 찾는 것이 매우 힘든 요즘. 부푼 꿈을 갖고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왜 일해야 하는지 답답함이 몰려올 때가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일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빠져 나오고 싶지만 그 결정권마저 자신에게 없는 상황이 절망스러워 한숨만 나온다고 한다.

하루 종일 꼼지락 거려도 늘 제자리인 것 같은 달팽이. 그런 달팽이가 꼭 나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도 다른 이도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 거기서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니?” 그러나 달팽이가 지나간 곳을 본 적 있나? 은빛 흔적이 남아 있다.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자기 몫의 꼼지락을 한 달팽이가 남긴 아름다운 흔적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내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있는 곳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곳이라고 생각해 본적 있나? 지금 내가 하는 일 하나 하나가 하나님 나라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본 적 있나?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일터속에서 오늘 나의 작은 애씀과 선택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부탁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있는 것임을 알고 있는가. 마치 어느 공익광고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셔터를 올리는 손 만세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기지개 펴는 손 만세가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오는 아빠를 맞이하는 아이의 손 만세가 100년 전 나라의 독립을 위해 들었던 선조들의 손 만세와 연결되어 있다고 했던 것처럼.

무너졌던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도왔던 느헤미야가 52일 만에 성벽 건축을 마친 후 이런 고백을 한다. “이에 우리가 성을 건축하여 전부가 연결되고 높이가 절반에 이르렀으니 이는 백성이 마음 들여 일을 하였음이니라”(느4:6). 예루살렘 성벽은 위대한 한 사람이 다 건축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 자신의 집 앞만큼씩 성벽을 담당해서 건축한 후 그것을 연결한다. 그 일을 백성들이 ‘마음 들여’ 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마주하고 있는 일상의 일을 마음 들여 하고 그것이 연결될 때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있는 곳에서 우리 몫의 꼼지락을 하다보면 하나님 나라의 흔적이 남는다. 혹시 그거 아는가? 꼭 나 같은 그 달팽이는 하나님 손에 붙들린 달팽이라는 것. 그래서 언제든지 어디든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하나님이 들어서 옮겨 놓으신다. 그러면 그 곳에서 또 다시 우리 몫의 꼼지락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속한 곳에서 나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며 마음 들이고 있는 우리를 보며 우리 아이들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내가 왜 공부해야할까?” “하나님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부르셨을까?”
sohosanna 2020.07.19 20:32
너무 뭉클한 답글에 어찌할바를 모르겠을정도로 큰감동이고 큰힘이됩니다..
사연남기고 신청곡 남기면 치킨준다는 단순한 한마디에 주저리주저리 글 남겼었는데..
치킨보다 몇백배 더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ㅜㅜ
단지 일터로 전략해버린 것같아 마음이 아프지만..그렇다고 생업을 포기할수도 없는 입장이라..참 복잡했는데..
다시금 마음 붙잡고 일러주신대로 아이들 이름을 불러가며 중보해야겠단 다짐을 하게됩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살아가지 않는.. 어떻게든 내가있는곳에 하나님나라가 확장이 될수있도록 오늘도 더 기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목사님..진심으로 감사합니다..!